강내음 숲내음 넘실대는 가을, 경북 영주&예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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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성남시조이누리 조회 1,068회 작성일 19-04-23 15:32본문
꽃이 하늘대는 무섬마을
<전체 이동 경로 >
무섬마을 - 자동차 40분. 약 29km -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의 마실치유숲길 - 자동차 40분. 약 39km - 예천진호국제양궁장 - 자동차 25분. 약 22km - 용궁역(경북선) - 자동차 35분. 약 14km - 쌍절암 무장애탐방로
예부터 영주는 ‘사람을 살리는 땅’이란 예찬을 들어왔고, 예천은 ‘복된 땅’이란 칭송을 받아 왔다. 땅심이나 지형이 그만큼 좋다는 뜻일 테고, 자연 또한 청정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실제로 돌아본 느낌도 그랬다. 산세는 빼어나나 위압적이지 않았고, 마을과 산과 들녘을 굽이도는 물길은 잔잔하니 참 고왔다. 그 산과 강을 따라 넘실넘실 ‘가을 무장애 여행’을 다녀왔다.
참 오래 잘 가꾼 ‘육지 속의 섬마을’, 무섬마을
처음 무섬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참 예쁘다 생각했다. 누군가는 ‘물의 섬’이라는 ‘물섬’에서 ‘ㄹ’이 탈락한 것이라 했고, ‘뭍에 있는 섬’을 뜻하는 ‘뭍섬’에서 ‘ㅌ’이 탈락해 무섬이 되었다고도 했다. 어찌됐건 무섬은 섬이란 얘기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성천 물이 뭍을 오메가(Ω) 모양으로 휘도는 ‘물의 섬’이자 ‘뭍의 섬’인 동네다. 그 독특한 경계에 놓여 더 특별한 무섬을 찾았다. 그곳에는 곱게 늙은 집 수십 채와 마을과 세상을 잇는 다리가 있었다. 옛집을 오래 지키며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마을엔 오랜 시간 길이 없었다. 마을과 강 저편을 잇는 외나무다리 세 개가 세상으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김광호 해설사는 “지금은 여행객들이 재미로 지나는 길이지만, 이 마을 사람들에게 외나무다리는 삶 자체였다”며, “수백 년간 외나무다리를 건너 학교를 가고, 논밭을 가고, 꽃가마를 타고 시집을 오고 상여를 타고 황천길을 갔다”고 말했다. 이랬던 마을에 차가 지날 수 있는 다리가 놓인 건 1980년대 초반이다. 마을의 이 편과 저 편에 수도교와 무섬교가 놓이면서 비로소 온전한 뭍이 될 수 있었다.
마을은 한옥마을로도 유명하다. 1666년 반남 박씨가 처음 들어와 만죽재를 지으면서 마을이 생겼다. 이후 반남 박씨와 신성 김씨의 집성촌이 됐다. 마을엔 그때 지은 집부터 100여 년 전에 지은 초가와 기와집 50여 채가 빼곡하다. 이 중 만죽재와 해우당고택, 섬계고택 등이 300년을 훌쩍 넘긴 고택들이다. 마을 끝자락에 있는 ‘무섬자료전시관’을 찾으면 마을의 형성 과정과 마을에 있는 주요 고택들에 대해 알 수 있다. 다만 전시관 입구 경사로가 가팔라 동행인의 보조가 필요하다.
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강을 따라 이어지는 제방길과 제방 아래로 펼쳐지는 마을길이다. 이중 제방길은 탄탄한 흙길이고 마을길은 시멘트 포장도로다. 집과 집 사이를 흐르는 마을길에서는 옛집의 정취가 고스란하게 읽히고, 제방길에서는 양편으로 기와를 맞대고 앉은 마을과 강을 가로질러 흐르는 외나무다리가 보인다. 길은 대체로 평탄해 휠체어 접근성이 좋다. 하지만 마을 초입 주차장에서 마을길로 내려서는 지점과, 마을길에서 제방길로 올라서는 1~1.5m가량의 오르막 구간, 그리고 바닥이 고르지 않은 제방길의 일부 구간은 조심히 지나야 한다.
마을 내에 장애인 주차구역과 장애인화장실은 없다. 휠체어 이용자는 마을에서 5km 정도 거리에 있는 문수면사무소의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길 권한다. 사무소 주차장에 장애인 주차구역이 마련돼 있고, 사무소 건물 오른편 끝자락에 장애인화장실로 이어지는 경사로가 있다.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50분까지,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비상벨은 없고 안전바는 갖췄다.
휠체어로 산을 오르다,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의 마실치유숲길
최근 영주에서 가장 ’Hot‘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다스림’이다. ‘다스림’은 국립산림치유원의 이름이다. 평소 쌓인 스트레스와 생활습관을 다스려 심신을 치유하는 숲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주로 숙박하며 치유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시설이지만, 다스림 내에 있는 숲길은 치유프로그램 체험과 상관없이 거닐 수 있다.
현재 이곳에 있는 숲길은 7개. 이중 마실치유숲길(총 5.9km)의 일부가 무장애탐방로인 ‘덱 로드’로 조성돼 있다. ‘덱 로드’의 길이는 편도 2.3km이고, 최고 높이는 해발 700여m에 달한다. 평균 경사도는 8% 이하. 그래서 휠체어 이용자도 옥녀봉의 700여m(고항재 부근)까지 오를 수 있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길을 한 굽이씩 돌 때마다 해발이 훌쩍 높아져 바라보는 풍경도 한층 깊어지고 넓어진다.다만 2.3km 내내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돼 수동휠체어로는 이동이 힘들 수 있다. 잠깐이라도 산바람을 쐬고 싶다면 동행인의 보조를 받아 제1전망대까지 올라보는 것도 방법이다.
‘덱 로드’는 건강증진센터에서 차로 2km 정도 거리에 있다. 주차장은 2곳. 하지만 2곳 모두 자갈밭인데다, 주차장에서 ‘덱 로드’ 입구로 이어지는 시멘트 포장도로의 경사가 심해 차로 이동하는 편이 좋다. 휠체어 이용자는 ‘덱 로드’ 입구에서 하차하고, 차는 동행인이 해당 지점에서 회차해 주차장으로 이동시켜두어야 한다. 또 방문 최소 하루 전에 전화로 요청해야 2주차장 부근에 있는 차단기를 해제해 준다. 장애인화장실은 건강증진센터 1층과 수련센터 1층에 있고, 단체(보호자 동반 필수)라면 상담 후 치유프로그램 참여가 가능하다.
활쏘기로 스트레스 날려요, 예천진호국제양궁장
예천은 ‘활의 고장’이다. 이를 상징하는 곳이 진호국제양궁장이다. 베를린 세계궁도선수권대회 5관왕에 빛나는 김진호 선수의 세계 제패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곳이어서 ‘진호’란 이름이 붙었다. 규모는 크다. 3천535㎡ 면적에 양궁장과 선수단생활관 등이 갖춰져 있다. 매년 전국 규모의 양궁대회가 10여 차례 열리고, 국내외 양궁팀들의 전지훈련도 많다. 그래서일까, 이곳에서 체험하는 활쏘기는 어쩐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특별한 이유는 더 있다. 양궁선수 출신의 강사가 직접 지도해 안전한 활쏘기를 체험할 수 있고, 사전 예약을 하면 최소 1인도 체험이 가능하다. 체험료가 저렴한 것도 장점이고, 장애인 편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예천군문화체육센터 앞과 활쏘기체험장 옆에 장애인 주차구역(좁은 편, 장애인 탑승 차량에 한해 체험장 바로 앞 주차 가능)이 있고, 예천군문화체육센터 옆과 활쏘기체험장 옆 두 곳에 장애인화장실이 있다. 이중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은 활쏘기체험장 옆에 있는 여성 장애인화장실이 제일 낫다. 체육센터 옆 화장실은 경사로가 가파르고, 체험장 옆 남성 장애인화장실은 변기 주변 공간이 협소해 이용하기 불편하다.
철길 위에 흩뿌려진 가을 햇살, 용궁역
용궁역은 김천과 영주를 오가는 경북선 노선의 간이역이다. 1928년에 영업을 개시해 2004년 역무원이 없는 무배치 간이역이 됐다. 하지만 결코 허허롭거나 쓸쓸하지 않다. 쓸쓸하기는커녕 역 주위로 토끼와 용 조형물이 설치되고, ‘별주부전’을 테마로 한 벽화가 그려져 지역 명물이 됐다. 최근에는 ‘사진 찍기 좋은 역’으로까지 입소문 나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용궁역의 이런 변화에는 ‘토끼간빵’이 있었다. ‘별주부전’을 연상시키는 ‘토끼간빵’을 개발해 판매하는 점포가 들어서고, 커피 등 음료를 파는 카페가 생기면서 누구나 쉬어가기 좋은 곳이 됐다. 뿐만 아니라 용궁역을 지나는 기차가 적어, 코스모스 하늘대는 철길을 따라 걷는 낭만까지 누릴 수 있다.
다만 역에서 기차 플랫폼으로 진입하는 일부 구간이 가파르거나 고르지 않아 동행인의 보조를 받아야 하고, 빵 판매점과 카페 입구에 3.5cm가량의 문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장애인화장실은 역에서 800여m 거리에 있는 용궁버스정류장을 이용하면 된다. 단차가 없고 최근에 지어 깨끗하다.
살랑살랑 강따라 낭만 산책, 쌍절암 무장애탐방로
쌍절암 생태숲길은 풍양면 우망리에서 삼강주막 구간을 잇는 낙동강변의 산책로(편도 4.2km)다. 쌍절암 무장애탐방로는 이 생태숲길 중 무장애로 조성된 1.68km(편도) 길이의 ‘덱 로드’를 말한다. 전 구간이 낙동강을 따르는데다 중간 중간 전망대가 설치돼 있어, 숲과 강의 경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이맘때는 울긋불긋한 단풍까지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경사가 거의 없는 ‘덱 로드’라 휠체어 접근성이 좋다. 이따금씩 오르막 구간이 있어도 짧고 완만해 이동에 불편이 적다.
탐방로 주위로 코끼리바위나 멧돼지바위, 쌍절암 같은 바위가 많은 것도 특별한 재미다. 특히 쌍절암은 임진왜란 때 왜병을 피해 낙동강으로 투신해 정절을 지킨 두 여인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바위로, 이 탐방로의 이름이기도 해 눈에 띈다. 산 중턱에 있어 가까이 가 보지는 못하지만, 바위에 새겨진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만으로도 뜻 깊다. 일부 구간에서는 구절초와 쑥부쟁이 같은 가을 야생화가 흐드러지고, 바닥에 강화유리가 깔려 있어 탐방로 아래 풍경을 보며 지날 수 있다. 아찔하지만 재밌는 경험이다.
우망리 쪽 탐방로 입구에 주차장과 일반화장실(이동식)이 있고, 이곳에서 5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장애인화장실을 갖춘 삼강주막이 있다. 다만 삼강주막 내의 장애인화장실은 진입 구간에 자갈이 깔려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참고로 장애인 탑승 차량은 제방길 아래에 있는 주차장(박석 구간) 대신 제방길 한켠에 주차하면 되고, 탐방로 입구에 있는 차단시설은 자전거 통행을 제한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므로, 휠체어 통행 시 잠시 빼두었다 다시 설치하면 된다.
‘휠체어 접근 가능한’ 숙박시설
풍기읍내에 있는 거기모텔과 영주시내에 있는 알토호텔(중저가 숙소)에 장애인객실이 각 1개씩 있다. 거기모텔의 장애인객실에는 객실 입구와 방 입구에 1~2cm의 턱이 있고, 화장실 입구에 안팎으로 1cm가량의 턱이 있다. 화장실과 방 내부 모두 넓고 깨끗하며, 화장실에 안전바와 비상벨을 갖췄다. 다만 샤워기와 변기의 거리가 멀어 변기에 앉아 샤워하기가 어려우므로, 샤워 시 따로 안내실에 의자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예약 시 요청하면 더욱 좋다.
알토호텔의 장애인객실은 내부 공간이 넓고 다양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점이 눈에 띈다. 객실 입구에 있는 1cm가량의 턱 외에는 턱이 없다. 화장실에 비상벨과 안전바가 있고 샤워체어도 갖췄다. 숙박비에 조식이 포함돼 있고, 조식 공간에는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다. 세련된 인테리어도 돋보인다.
‘휠체어 접근 가능한’ 음식점
예부터 풍기(영주시 풍기읍)는 인삼으로 유명했다. 향이 강하고 사포닌 함량이 높아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것. 풍기에는 이 인삼을 이용한 먹거리가 특별히 발달했다. 삼계탕과 약선요리, 인삼갈비, 인삼한정식 등이 그것이다. 이중 인삼튀김과 인삼돌솥밥 등을 맛볼 수 있는 삼뜨락한정식과, 풍기인삼으로 푹 끓여낸 삼계탕을 맛볼 수 있는 약선당영주삼계탕이 휠체어로 진입이 가능한 식당이다. 두 곳 모두 입구에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만 삼뜨락한정식의 경사로는 바닥이 고르지 않고, 약선당영주삼계탕의 경사로는 짧고(10cm가량) 급한 내리막 구간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용궁(예천군 용궁면)은 순대가 맛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돼지불고기와 오징어불고기로도 인기다. 용궁면소재지에 있는 용궁순대 3호점(별관)은 잡내 없는 순대국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식당 입구에 시멘트 경사로가 설치돼 있고, 3cm 가량의 문턱이 있다. 주차장과 장애인화장실은 없다.
여행정보
추천 여행 코스(당일 코스)
무섬마을 - 인삼박물관 -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의 마실치유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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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여행 코스(1박 2일 코스)
첫째 날 : 무섬마을 -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의 마실치유숲길
둘째 날 : 예천진호국제양궁장 - 용궁역 - 쌍절암 무장애탐방로
이동정보
음식·숙박정보
이시목(여행작가), 박경미(일러스트)
※ 위 정보는 2018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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